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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 교육/임상

인계 중) 투석 환자 약물 인계 중...선배: 네스프주, 원알파정, 훼로바유, 레날민, 미드론은 왜 들어가요?/후배: ...공부해오겠습니다

by 검은 콩. 202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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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오늘의 시나리오는 신규 시절 기억을 떠오르게 하며 PTSD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저도 쓰면서 PTSD오네요...^^;; 그 시절이 생각나며 숨이 막혀요...(ㅎㅎ). 참고로 제가 직접 겪은 일화가 아닙니다. 상상을 기반으로 한 창작 시나리오입니다. 저는 그래도 공부하는 신규였습니다...^^

 

<오늘의 시나리오>

DM-ESRD로 월, 수, 금 주 3회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ICU 환자가 있다. 데이번이었던 신규 간호사는 아침 8시에 환자를 투석실로 보냈고 낮 12시에 4시간의 혈액 투석을 끝낸 환자가 ICU로 돌아왔다. 환자 과거력도 모두 파악하고 왜 ICU에 왔는지, 무슨 치료를 받고 있는지, 무슨 약이 들어가는지, 그 약이 무슨 약인지도 알아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브닝 선배 간호사에게 인계를 넘기면서 투석 환자에게 투약되는 약물이 "왜" 투약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해 크게 혼나게 되는데...

 

<인계 내용>

신규 간호사: "CKD stage5로 월수금 혈액투석 받고있는 000님 인계드리겠습니다. 오늘도 8AM부터 투석 시작하여....(이하 생략)... 투여되는 약물로는 조혈제로 네스프주 SC..."
선배 간호사: "투석환자한테 조혈제 왜 줘야되는데요?"
신규 간호사: "네...?.... 아 공부해오겠습니다... 그리고 비타민 D 원알파정.."
선배 간호사: "투석환자한테 비타민 D 왜 줘요?"
신규 간호사: "네..?.... 아.................. 이것도 공부해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철분제로 훼로바유..."
선배 간호사: "투석환자는 철분제 왜 들어가야 하는데요?"
신규 간호사: "네...??? 아.................... 죄송합니다. 공부해오겠습니다. 그리고.. 수용성 비타민 레날민정.."
선배 간호사: "투석이랑 수용성 비타민이랑 어떤 관련이 있는데요?"
신규 간호사: "네..????? 아.......................... 죄송합니다. 공부해오겠습니다.. 그리고 미드론.. 혈관 수축제..."
선배 간호사: "미드론은 왜 줘야 해요?"
신규 간호사: ".....................................공부해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선배 간혼사: "...................."
신규 간호사: "......................"

(시간이 멈춘 것 같은 3초의 정적, 이때 주변 공기는 매우 차갑다, 체감 온도 -40도... 순간 이곳은 신규 간호사에게 남극보다도 싸늘하다)

 

이때 선배 간호사의 반응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반응 1.
선배 간호사: "공부해오세요" -> 할 말은 정말 많지만 참는다. 본인이 알아서 느꼈겠거니... 그저 공부해오라고 한다. 와다다다 혼낼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선배간호사 본인이 일할 시간이 줄어든다. 시간이 없으니 말 하지 않고 참는다.

반응 2.
선배 간호사: "(숨을 한번 고르며) 선생님은 인계 준비 제대로 한거 맞아요? 선생님은 약 종류가 뭔지만 알면되는거예요? 인계 전에 그냥 인터넷 들어가서 그 약 무슨약인지 검색해보고 약 종류만 말하면 끝이에요? 원알파정이 비타민 D인것만 알면돼요? 비타민 D가 투석환자한테 왜 중요한지를 알아야죠. 네스프주가 조혈제인지 누가 몰라요? 제가 지금 몰라서 물어봐요? 선생님이 조혈제가 투석환자한테 무슨 작용을 하는지 알아야죠. 선생님은 간호사로서 직접 환자한테 약을 투약하는 사람이잖아요. 근데 간호사가 약이 왜 들어가는지 그 이유도 모르고 투약을 해버리는게 말이 돼요? 선생님은 오늘 아침에 준 약중에 왜 들어가는지 알고 준 게 하나도 없는거잖아요 지금. 어떻게 제가 5개를 물어봐는데 하나도 몰라요? 투석하는 환자 처음 봐요? 선생님은 집가서 공부 안해요? 선생님은.......(이하 생략)" -> 너무 화가 난다. 못 참겠다. 하고 싶은 말 다한다. 신규간호사를 혼내면 혼낼수록 선배간호사 본인이 일할 시간이 줄어들며 더 촉박해지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하지만 이게 최대한 참고있는거다. 소리지르거나 인격모독은 하지 않는다. 
  
반응 3.
선배간호사: (샤우팅),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 (화난 표정), (한숨 X100), (분노의 키보드 쾅쾅 치기), (분노의 트레이 내려치기-> 와장창!) 등...
-> 아무리 화나도 이러면 안 된다.

하지만 사실 저 가상 시나리오의 신규 간호사는 너무하긴 했다. 간호사는 약이 무슨 약인지, 왜 들어가는지, 투약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부작용은 뭔지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이제 하나하나 왜 투약된 것인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조혈제(erythropoietin): 네스프프리필드 시린지, 에포카인주 등의 상품명

신장에서는 조혈인자(erythropoietin, EPO)를 생성한다.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신장의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으므로  조혈인자도 감소해있다. 이는 투석 환자들에게 빈혈(anemia)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조혈인자의 저하 외에도 철분의 결핍, 빈번한 채혈, 혈액투석 시의 실혈 등으로 빈혈이 악화되므로 조혈제를 투약하여 투석 환자의 빈혈을 치료한다.

2. 원알파정(alfacalcidol, 비타민 D)

신장에서는 비타민 D를 활성형태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만성적인 비타민 D deficiency가 있다. 비타민 D는 소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높인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

3. 훼로바유(철분제): 훼로바유, 훼로맥스 등의 상품명

철분은 Hb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피를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CKD 환자의 anemia 중 2/3 이상이 철분 결핍이 동반되어 있으므로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이 있을 때 철분제제를 복용한다. 조혈호르몬(EPO)을 주사하는 환자의 경우는 철분제제를 함께 복용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조혈호르몬을 맞아도 효과가 떨어진다. (대한투석협회 참조)

4. 레날민정(비타민 B, C = 수용성 비타민)

혈액 투석 과정 중 수용성 비타민이 많이 loss 된다. 비타민 B, C 등의 수용성 비타민 보충이 필요하다. 

5. 미드론정(선택적 α1-agonist)

혈액투석은 CRRT(24시간 이상)에 비해 단시간 내에 끝난다(4시간),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고 투석 도중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투석 중 저혈압(IDH) 예방을 위해서 투석 시간을 연장하거나 투석 전 혈압 강하제 투여를 금지하고 약물치료로 미드론정을 복용한다.
Midodrine은 선택적 α1-agonist로서 동맥과 정맥을 모두 수축시키기 때문에 혈압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다. 투석 30~60분 전 1T로 시작해 최대 12T까지 투여할 수 있으며, 최대량을 투여했음에도 혈압이 충분히 상승하지 않을 때에는 투석 도중 1T를 추가로 복용할 수 있다. 참조: 청년의사(http://www.docdocdoc.co.kr)

나도 다시 공부하며 복습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선배 간호사와 후배 간호사의 대화 내용을 창작할 때 예전 기억이 떠오르며 잠시 아찔해졌으나 다시 회복하였다.(휴)

간호사가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환자를 위해 안전하고 근거 기반의 간호를 시행해야 한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자! 

 

"이 카테고리에 게재되는 글은 간호사로서 일하며 궁금했던 것, 알게 된 것을 저 나름대로 정리해본 것에 불과합니다. 추측성인 글들이 대부분이며 내용에 대한 신빙성 또한 보장할 수 없으니 참고 바랍니다. 잘못된 점이나 가르쳐주실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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