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보면 데모 형식의 체험판 버전 의료 제품들을 끊임없이 접하게 됩니다.
대부분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들을 수 없고 "새로 들어온 3-way 대신 쓰는 뚜껑이래요, 안에 소독젤이 들어있어서 뚜껑만 닫아놓으면 자동 소독이 된다네요. 다들 써보세요" 정도의 짤막한 공지가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저도 처음 보는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선생님 이건 뭔가요?라는 질문이 들어오면 제대로 된 대답을 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Curos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새로운 의료 제품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을 때는 제작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 브로셔나 교육 영상을 찾아보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공식 브로셔에 대해서 읽어보았는데요. 전부 영어라서 제가 인상 깊었던 부분만 한국어 해석으로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Curos에 대해서 설명하는 상품 브로셔이기 때문에 제작사는 Curos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먼저 논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브로셔의 시작 부분에는 CLABSI(central line-associated bloodstream infections,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감염)는 심각한 위협인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CLABSI에 감염된 환자 4명 중 최대 1명은 사망할 수 있으며,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CLABSI는 입원 기간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1년에 예방 가능한 중심정맥관 감염은 71,900건이나 된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CLABSI 치료에 드는 연간 비용은 23억 달러를 넘기며(글 쓴 시점 환율로 봤을 때 한화 3조 762억 원), CLABSI 치료의 평균 비용은 각 감염 당 4만 5천 달러입니다.(한화 약 6,019만 원)
CLABSI가 한번 걸리면 평균 치료 비용이 6천만 원이나 든다니 이건 저도 처음 듣는 정보라 꽤 놀라웠습니다.
3M에서 Curos cap을 needleless connector에 한 병원에서 사용해 본 결과 CLABSI가 40% 이상 감소했다고 합니다.
중심정맥관뿐만 아니라 말초정맥에 사용했을 때도 현저한 말초정맥 혈류 감염의 감소를 보였다고 하네요.
3M™ Curos는 안에 70% isopropyl alcohol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Curos를 끼워놨을 때 CLABSI와 관련된 6가지 미생물을 99.99%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그 미생물에는 위에 그림과 같이 Staphylococcus aureus, Candida albicans, Pseudomonas aeruginosa 등 중환자실의 배양 검사 결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균들이 포함되어 있네요. 그리고 Curos 적용 1분 뒤부터는 미생물이 10만 개에서 10개까지 감소하고 이는 7일까지도 유지된다는 것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또 궁금한 것이 생기는데요, 일반적으로 투약 전 카테터 허브의 소독이라고 하면 간호사들에게는 알코올솜으로 15~30초(말리는 시간 포함하여) 또는 5번 이상 빡빡 문지르는 scrubbing이라는 과정이 매우 고전적이고 익숙한 방법일 것입니다.
알코올솜 scrubbing과 비교하여 Curos의 사용은 4가지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1. 시간을 아낄 수 있다!
Curos는 제품 안에 알코올이 이미 들어있기 때문에 수동 소독(passive disinfection) 효과를 제공하므로 대부분의 스크럽 허브 프로토콜에 비해 간호사의 귀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독을 수행하는 데 건조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 실제로 제가 사용해 봤을 때, 본원에서는 투약 중 매 접촉시마다 5번 이상 알코올솜으로 문지르는 것이 원칙인데 regurge와 flushing용 NS를 약물 전후로 사용한다고치면 매 접촉시마다 알콜 rubbing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꽤나 많은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Curos는 그래도 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킬 수는 있기 때문에 실제로도 사용 시 편하기는 했습니다.
2. 감염으로부터 물리적인 장벽 역할을 한다.
Curos는 한번 끼워놓으면 중간에 빼지 않는 이상 최대 7일 동안 적용시켜 놓을 수 있습니다. 약물 주입 포트를 이렇게 막아놓으면 오염에 대한 물리적 장벽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겠습니다.
3. 알콜솜으로 scrubbing 하는 것은 경력에 따라 사람에 따라 테크닉의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 Curos는 그냥 돌려 끼우기만 하면 되는 거라 이런 차이를 제거 가능합니다.
4. Curos는 위에 사진에서 보이듯이 빨간색이거나 연두색이거나 합니다. 이런 밝은 색상은 정맥주사의 주입 부분이 깨끗하다는 것을 빠르게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줍니다.
→ 이것도 공감이 갔던 게 카테터 허브 끝이 3 way 뚜껑으로 막혀있는지 아니면 열려있는지가 그냥 휙 봤을 때는 잘 안 보이거든요. 근데 Curos는 진한 빨간색이어서 눈에 띈다는 점은 정말 인정합니다.
3M에서 제작하는 Curos의 사촌 격 되는 제품들이 이렇게나 다양하게 있네요. needleless connector에 연결하는 제품, Male luer에 연결하는 제품, female luer에 연결하는 제품 등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렇게 스트립으로 생겨서 폴대에 걸어놓고 한 개씩 필요할 때마다 뜯어서 사용합니다.
일하다 보면 "맞다, 3 way 뚜껑 필요한데 안 들고 왔네?" 싶을 때가 있는데 이렇게 늘 폴대에 걸려있으니까 아무 때나 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Curos™ Stopper Cap for Open Female Luers Training Video (youtube.com)
이 유튜브 비디오는 Curos red cap 사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한 가이드 영상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시청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상에서 알려주는 주의점이 몇 개 있었는데요, 위 사진처럼 Curos가 3-way 끝에 연결되어 있을 때 Curos는 알코올 scrubbing이 필요 없기 때문에 Curos를 제거한 뒤 바로 약물을 재놓은 주사기를 연결하여 사용해도 됩니다. 하지만 연속적으로 다른 주사기를 바로 연결해서 또 다른 약물이나 NS를 side injection 할 때도 있잖아요? 이런 연속적인 과정을 할 때는 각 기관의 지침을 따르라고 권고합니다. 병원마다 지침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저희 병원은 매 접촉 시 알코올솜으로 문지르는 게 원칙이지만 다른 병원이나 외국 병원의 영상을 보면 한번 소독한 3-way면 연속적으로 여러 개의 약을 바로바로 연결해서 주기도 하더라고요. 이는 권고대로 각 병원의 지침을 따르시면 되겠습니다.
저희 병원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NS 1L main fluid line 중간에 있는 3-way Curos cap에 compatibility가 확인된 side IV 2개를 연속으로 준다고 생각하면,
[기존 Curos 제거 → 첫 번째 약물 IV → 알코올솜 scrubbing → 두 번째 약물 IV → 새 Curos 끼워놓기]가 되겠죠?
생각보다 번거롭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Curos가 아니라 일반 3-way 뚜껑이었다면,
[기존 3-way 뚜껑 제거 → 알코올솜 scrubbing → 첫 번째 약물 IV → 알코올솜 scrubbing → 두 번째 약물 IV → 알코올솜 scrubbing → 새 3-way 뚜껑 끼워놓기] 이기 때문에 훨씬 복잡합니다.
만약 연속적인 IV inject시 중간에 알콜솜 scrubbing을 안 하는 병원이라면
[기존 Curos 제거 → 첫 번째 약물 IV → 두 번째 약물 IV → 새 Curos 끼워놓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의점은 Curos strip을 ID card에 꽂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말아라, Curos cap의 실링이 뚫리거나 찢어져 있다면 사용하지 말고 버려라, Curos cap을 절대 재사용하지 말아라(한번 분리했으면 바로 버리고 새거 쓰기) 이 정도가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Curos의 특징을 정리한 뒤 포스팅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1. Curos는 70% isopropyl alcohol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IV line 주입구에 끼워놓으면 1분 만에 표면 소독이 됩니다.
2. Curos는 제거되지 않는 이상 7일까지 사용가능합니다.
3. Curos는 색이 밝아서 눈에 매우 잘 띕니다.
4. Curos는 비틀어서 끼우기만 하면 되니까 사용법이 쉽고 루어락 기능이라 잘 disconnect 되지도 않습니다. 3-way stopcock, cathter hub, male luer, female luer 등 다양한 곳에 사용 가능합니다.
'💼임상 & 교육 > 간호 임상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Total calcium vs ionized calcium 둘 중 뭘 봐야 하나요? (9) | 2024.10.08 |
|---|---|
| 일회용 Ambu에 대해 알아보자(Ambu® SPUR® II Disposable Resuscitator) (7) | 2024.09.29 |
| septic shock (4) | 2023.03.01 |
| 약물 용량 계산 방법(gtt/min, mcgtt/min, mcg/kg/min 공식 외우지 않고 계산하기) (1) | 2023.02.24 |
| GCS(Glasgow coma scale) 영문 자료 해석하기 (0) | 2023.02.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