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상 & 교육/🐤 간호학생(SN)을 위하여

의미있는 병원 실습을 하는 법 for 간호학생

by 검은 콩. 2023. 5. 5.
728x90
반응형

교육 간호사로 근무를 하다보면 신규 간호사들의 입사 시즌에는 집단 교육을 진행해야해서 실습을 나온 간호 학생 선생님들에게 신경써주지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교육 중에 여유가 생길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고 해보고 싶은 간호 술기가 있다면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보통 병원에는 간호 학생 선생님들이 2주 간격으로 팀이 바뀌며 실습을 나오게 되는데 각 팀마다 성향도 성격도 색깔도 정말 다릅니다. 열정적이고 밝은 팀도 있는 반면, 실습생 전원이 소극적이고 소심하다면 2주간의 실습이 시간도 매우 느리게 가는 것 처럼 느껴지고 매우 괴로워지겠죠?

 

최대한 일하고 있는 선생님과 환자 곁에 붙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간호사 선생님들도 더 적극적으로 알려주려고 하겠지만 배우려는 의지가 없어보이는 실습생 친구에게 자신의 일을 미뤄놓고 먼저 다가가서 알려주는 선생님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은 간호 학생 선생님들이 실습 때 가지면 도움이 될 마인드 세팅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어차피 간호학과를 졸업하려면 1000시간의 실습 시간을 채워야만 합니다. 

그리고 사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실습에서 배운 술기나 지식 자체가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새로운 직장 생활 분위기에 적응하는 법, 인간 관계에 대한 연습, 내가 만약 이 병동에 신규 간호사로 입사해도 그때도 마찬가지로 이방인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일텐데 그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가장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실습을 하면 졸업 후 실제 취직을 했을 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실습 때 배운 술기나 지식은 너무 광범위해서 신규 간호사가 되었을 때 활용도가 낮을 수 있습니다. 내가 외과 병동 실습에서 아무리 많은 공부를 했더라도 실제 입사 후 내과 병동에 발령받으면 사용하지 않는 지식이 될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간호 학생들이 실습을 나오면 컴퓨터 앞에서 앉아서 하는 공부보다는 오늘 처음 본 간호사 선생님에게 다가가서 질문하는 법, 말거는 법을 오히려 더 가르치려고 하고

infusion pump 사용법, 모니터 사용법을 가르친다고 해도 그 사용법 자체가 아니라, 내가 '새로운 것'을 한번 설명 들었을 때 얼마나 집중해서 바로 따라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테스트해보라고 알려줍니다. 어차피 병원마다 쓰는 기계는 다릅니다. 저희 병원에서 쓰는 infusion pump, monitor, ventilator에 대해 알려줘도 다른 병원에 입사하면 다른 기계를 씁니다. 그러므로 그 기계 사용법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정보 -> 내가 빠르게 숙지 가능한가?, 이것을 스스로 시험하며 연습해야 합니다.

신규 간호사가 되었을 때 하루 종일 8~9시간 동안 방대한 양의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데 나 자신은 얼마나 이를 따라갈 수 있을지를 1000시간의 주어진 실습 시간 동안 트레이닝 하고 익숙해지는데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실습생 선생님들께 추천드리는 실습 1000시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 정리해서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실습 1000시간, 이렇게 활용하자

 

1. 실습을 나갈 때마다 그 병동에 발령된 신규 간호사라고 생각해보자.

 

실제로 신규 간호사 선생님의 입사 첫날은 간호 학생 선생님들의 실습 첫날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떨림과 긴장감이 있겠지만 막상 병동에 들어가고나서 느껴지는 분위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확률이 큽니다. 실습 때도 처음 가보는 병원에 들어가서 병동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물건 위치, 병실 위치에 대해 설명 듣고 선생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며 배우게 되죠? 이때 실습생 선생님들은 아 병동 물건 위치 어딘지 모르겠다, 병원에 내가 아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낯설다, 선생님들이 바빠보여서 말 걸기가 힘들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는 신규 간호사가 되었을 때도 어차피 똑같습니다. 친해져있는 무리에 '신규 간호사'가 처음 입사하게 되면 처음엔 소속감이라는 것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그 병동에 녹아들기 전까진 자신을 이방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는 어떠한 다른 직장에서도 똑같을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 선생님들께 이 '이방인 타임'에 익숙해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000시간 동안 2주 정도씩 여러 병원을 돌기 때문에 익숙해질만하면 다시 새로운 병원에 실습을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몇번이고 반복되는 '이방인 타임'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2주 정도가 지나서 실습이 끝나게 되면 '아 그래도 이제 좀 익숙해졌는데 실습이 끝나는구나' 싶으실 겁니다. 아무리 처음에 내 자신만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몇 번이고 반복되는 실습 기간에서 '물건 위치 빠르게 외우는 법, 병동 구조에 익숙해지는 법, 비품약의 위치, 약의 이름, 선생님들이 많이 쓰는 의학 용어의 뜻' 이런 것들을 빠르게 습득하는 법을 트레이닝 하시길 바랍니다. 물건 위치나 병동의 구조를 빠른 시간내에 외우려고 노력을 기울이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저도 다른 중환자실로 로테이션을 간 적이 있는데 일은 어느 정도 비슷하게 해도 물건 위치와 병동 구조 자체가 낯설면 일의 진행 정도가 차원이 다르게 딜레이됩니다. 이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연습을 반복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 한번 실습 나갈 때마다 간호사 선생님들께 질문 10개씩은 하고 돌아오겠다고 생각하자.

 

우리나라의 병원은 참 바쁘죠. 간호사 선생님들도 늘 바쁩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선생님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어보이는 순간은 분명이 옵니다.  이때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본인이 공부를 한 다음에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중환자실 실습이라면, '선생님 제가 어제 A-line에 대해서 공부해봤는데 zeroing하는 법을 책으로만 보니 잘 이해가 되지않아서 한번만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같은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들으면 간호사로서는 '아 이 학생이 그래도 배워가려는 의지가 있구나, 미리 공부도 해오고. 기특하다'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질문을 했더니 화를 내거나 타박을 들었다? 그래도 그것 또한 연습입니다. 

신입으로서 일을 하다보면 어느 직장에서나 '제발 물어보고 좀 하세요' vs '아직도 그런 것까지 물어봐요?'가 끝 없이 반복되는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이에 익숙해지는 것 자체도 연습이라고 생각하면 시도해보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게 말 거는 것에 익숙해져야합니다. 요샌 MBTI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은데 E 성향을 가진 실습생 선생님들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I 성향인 선생님들은 정말 곤욕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습생 -> 신규 간호사가 된다고해서 내 MBTI가 갑자기 I->E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이는 연습과 경험밖에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I 성향의 MBTI를 가진 어른들은 사회 생활을 겪으며 시간이 지나 사회적 E가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할 때는 E, 집에 있을때는 I.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되죠. 이렇게 조절하는 능력을 학생 실습 때부터 익힐 수 있다면 I 성향을 가진 선생님들에게 큰 의미있는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실습 시간이 2주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메리트입니다.어차피 2주 뒤면 안보게 될 인간관계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연습하고 싶은 상황. 모두 다 가벼운 마음으로 체험하고 돌아오세요. 신규 간호사가 되면 둘 중 하나가 퇴사하지 않는 이상 계속 봐야하는 인간 관계이지만 실습생때는 다르죠. 2주 뒤면 안 볼 인연, 편한 마음으로 말걸고 친해지고 질문하고 답변듣고 웃고 떠들고 가까워지는 그 시간에 익숙해지시길 바랍니다.

 

3. 내가 병동에 잘 맞는지 특수파트에 잘 맞는지 미리 겪어보자.

 

신규 간호사로 입사하게 되면 지원 부서를 적게 되는 일이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원하는 부서에 발령받을 수 있다는 100% 확신은 못 드리지만 병원마다 그래도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기 위한 노력을 할 것입니다. 이때 내가 정말 잘 맞는 곳을 1순위 지원부서로 써야겠죠?이를 정하는 것을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습 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하게됩니다. 그러니 특수파트와 병동에 실습을 나가게 될 기회가 있다면 '내가 여기에 잘 맞는가 아닌가'를 꼭! 생각하면서 실습을 하시기를 바랍니다.병동은 중환자실보다는 중증도는 낮아도 봐야할 환자 수가 많고 이곳저곳에서 요청 사항이 중간에 들어오게 되니 멀티태스킹 능력이 중요하겠죠. 그리고 환자들이 걸어다니고 말을 합니다. 환자, 보호자와 대화할 일이 많아요.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이 자체에 극도로 스트레스 받아하는 성향의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그런 타입이라고 생각된다면 병동보다는 중환자실, 수술실 파트로 지원해서 환자, 보호자와 의사소통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환자, 보호자와의 대화에서 나는 힘듦이 씻겨져내려가고 힐링이 된다고 느끼는 선생님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럼 병동 쪽도 나쁘지 않겠죠? 오히려 이런 성향의 선생님들이 중환자실에 발령받으면 더 힘들어하는 것도 경험으로 느낀 적이 있으니 한번 다양한 경험을 꼭 해볼 수 있도록 하시고 신규 간호사가 되어서 지원부서에 적절한 부서를 적어내시기를 바랍니다.

 


일단 생각나는 것들로만 대략 적어보았습니다.실습 학생 선생님들이 실습을 나오면 교육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너무 병아리같고 뽀송하고 귀여워서 늘 웃음을 짓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생 선생님들이 긴 1000시간의 실습 시간을 너무 괴롭지 않게, 즐기면서, 의미있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생각을 하며 글을 마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