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한 지 8년째가 되었던 2025년 6월,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병원에 복귀했을 때, 대학원을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들과 동기들 뿐만 아니라 이미 후배들도 대학원을 지원하는 시기였기 때문이죠.
대학원 진학은 돈도 돈이지만 최소 2년 이상의 시간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때 너무 공부를 열심히 했어서 더 이상 학교 가기 싫은 마음도 컸습니다.(신규 간호사 시절까지만 해도 꽤나 자주 시험 보는 꿈을 꾸고 식은땀에 젖은 채로 깨어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만 30세이기 때문에 출산 생각도 해야 해서 저 혼자 결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편과 논의가 필요했고
우리가 난임일 가능성이 있는지 먼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만약 아직 난자와 정자가 쌩쌩하고 탱탱하다면 임신, 출산을 2년 정도는 미뤄도 되겠지만 알고 보니 난자와 정자가 비실비실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임신에 도전을 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임력 검사를 해보기로 합니다.
인터넷에 서칭을 통해 'e보건소' 사이트에서 가임력 검사를 위한 비용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득도 상관없었고 혼인신고 여부가 상관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 미혼인 상태에서조차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 더 좋았습니다.
여자는 난소기능검사(AMH=난소 나이), 부인과 초음파(난소, 자궁), 남자는 정액검사에 대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공공보건포털 e보건소"
공공보건포털 e보건소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운영하는 온라인민원 서비스,건강진단결과서(구 보건증) 등 제증명 발급, 의료비지원 등 안내
www.e-health.go.kr
링크를 클릭해 들어가서

오른쪽 초록색 의료비 지원을 누르고

임신 사전 건강관리 지원을 클릭하고

스크롤을 아래로 쭉 내려서 위 내용에 동의 및 확인 후에 간편 인증을 한 뒤 신청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아까 안내 사항 중에 의료기관 확인하기라는 버튼이 있는데 여기 엑셀 파일에서 우리 동네에 있는 병원 중 어디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되는지를 알아보고 고르시면 됩니다.
저는 저희 집 바로 아래에 있는 동네 산부인과를 갔고 남편은 서울에 있는 비뇨의학과를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AMH(난소나이) 피검사와 초음파를 봐서 13만 6천 원 정도가 나왔고 남편은 정액검사와 소변 균 검사까지 해서 7~8만 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라에서는 여성 13만 원, 남성은 5만 원까지 지원을 해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위 사이트에서 검사비 지원 청구까지 가능하고 기다리다 보면 계좌로 검사비가 들어옵니다.
저는 금방 들어왔는데 남편은 올해 예산은 소진되어서 내년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카톡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지자체마다 예산이 달라서 지원금이 들어오는 시기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검사를 마치고 나면 며칠 후 결과가 나오는데,
남편은 정액검사와 소변균 검사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현재 만 30세인데 난소나이는 37~38세가 나와버렸습니다.
저는 이전에도 다낭성난소 증후군이 있다고 했고 20대 후반에는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어서 시상하부성 무월경도 심했기 때문에 생리를 6개월에 한 번 하기도 했고, 성숙한 난자가 잘 배란되지 않고 난자들이 쌓여있어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들이 으레 그렇듯 오히려 난소 나이는 어리게 나올 거라고 예상을 했었는데(많이 어리게 나오는 게 좋은 것은 아님, 본인 나이보다 1~2년 어린 게 제일 좋대요.)
오히려 이렇게 6~7살이 많게 나오니까 심히 울적했습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 봤을 때 만약 이 가임력 검사를 지금이 아니라 2~3년 후에 했다면?
그때는 정말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했던 것일 텐데 그럼 난소 나이가 40살이 나왔겠죠. 그럼 더 충격의 구렁텅이로 떨어졌을 것을 상정하면 지금 미리 해본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9월에 초음파를 봤을 때는 이미 배란일은 놓쳐버려서 10월에 시도해 보기로 하고
10월 배란일을 대충 계산해서 배란일 가까운 시기가 되었을 때 피임을 처음으로 안 해봤습니다.
그리고 거의 3~4주 정도가 지난 무렵, 얼리 임신테스트기는 생리 예정일의 4~5일 정도 전부터 해도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쿠팡에서 얼리임테기를 3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11월 3일쯤이 다음 달 생리 예정일이었기 때문에 그보다 4~5일 전인 10월 30일쯤에 얼리 임테기를 해보았는데
임테기는 5분 이내 결과만 유효한 것이라고 해서 지켜봤더니 아무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역시 첫 번째 시도로는 안 되는 것이군. 하고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9시간 정도 후 퇴근하고 돌아와서 쓰레기통을 무심코 봤는데

5분 이내에는 선이 전혀 안 생겼었는데 9시간 정도 지난 뒤에 보니까 두줄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또 찾아보니 비임신이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두줄이 되지는 않는다는 의견과, 비임신이어도 시약선이 마르면서 두 줄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더라고요.
결론을 말하자면 저는 매~우 시간이 지난 뒤에야 두 줄이 되긴 했지만 결국 임신이 맞았습니다.
얼리 임테기를 확인한 후에 집 근처 산부인과에 가서 HCG(임신호르몬) 피검사를 해봤는데 다음 날 문자로 임신이 맞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 무 극초기이기 때문에 어차피 초음파로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하셔서 11월 11일 이후가 되면 아기집이 보일 거라 그때 다시 와서 질초음파로 확인을 해야 하고 아기집이 보이면 임신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10월 말부터 11월 11일이 되기까지 거의 10일 정도의 시간이 지난 건데 그 10일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임신 중후반처럼 태동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임신이 된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고 저는 초기 증상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더 모르겠더라고요. 임테기 두줄과 피검사 결과만으로는 자궁 외 임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두려웠습니다.
그래도 결국 시간은 흘러서... 11월 11일에 산부인과에 방문해서 초음파를 본 결과


걱정했던 자궁 외 임신도 아니었고 자궁 안에 아기집과 주황색 동그라미 안에 작은 난황이 보이는 것까지는 확인하고 왔습니다.
11월 11일 기준 임신 5주 4일 차 정도라고 예상하셨고 6주는 지나야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셔서 2주 후에 또 초음파를 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걱정했던 것이 사실 질초음파 한번 할 때마다 10만 원 정도씩은 들었던 것 같아서 임산부들은 질초음파를 되게 자주 보던데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 싶었는데 아기집이 보여서 임신 확인서를 발급받는 날을 기준으로 산모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질초음파 비용은 9천 원대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래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거네요! 우리나라는 역시 의료 복지가 좋습니다.
저는 일주일 동안 그냥 일상생활을 보낼 건데 저 점 같은 친구는 일주일 내로 심장을 만들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인체의 신비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임신 확인서를 회사에 내면 임산부 단축근로가 적용되기 때문에 임신 12주까지는 하루에 2시간씩 단축 근무가 가능해집니다. 제가 2시간을 빠지게 되면 어찌 됐든 제 동료가 그 시간을 채우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미안한다는 생각도 계속 듭니다.
아직 입덧 같은 증상이 하나도 없는데(현재 5주 4일 차, 보통 6주부터 입덧 시작, 빠른 분들은 4주부터도 시작)
만약 천운으로 임신기간 내에 입덧이 없다면 그동안처럼 똑같은 컨디션으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임산부 지원 나라 혜택 같은 것을 왕창 신청했는데 다음번엔 이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신청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음)
아이의 태명은 순탄이인데 순탄하다는 말은 사전을 찾아봤을 때 '가는 길이 험하지 않고 평탄하다', '성격이 까탈스럽지 않고 온순하다' 등으로 정의된다고 합니다. 태명처럼 순탄한 길을 걸어 나가서 순탄한 아이가 태어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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